
자연계에서 수소 다음으로 두 번째로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는 헬륨은 극저온 환경에서 독특한 양자적 거동을 보이는 대표적인 원소 중 하나이다. 특히 헬륨-4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형성하며 초유체로 전이되며, 헬륨-3는 페르미 액체 이론에 따라 또 다른 양자적 특성을 나타낸다. 본 글에서는 극저온 환경에서 헬륨의 양자적 거동에 대해 살펴보며, 초유체 현상, 양자화된 와류, 페르미 유체와 보스 유체의 차이 등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극저온 헬륨의 양자적 특성
불활성기체인 헬륨은 헬륨 원자 간에 인력이 매우 약하다. 그리고 극저온에서도 고체화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절대온도(0K) 근처에서 반드시 고체 상태로 존재하게 되지만, 헬륨은 절대온도 근처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는 특성이 있으며, 특정 온도 이하에서 초유체로 전이(transition)한다. 헬륨-4(He-4)는 양자적으로 정수 스핀을 가진 보존(Boson)이며 헬륨-3(He-3)은 반정수 스핀을 가진 페르미온(Fermion)이므로 서로 다른 양자적 특성을 보인다. 보존인 헬륨-4는 특정 임계온도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EC)을 따르며, 초유체 상태로 전이된다. 반면 헬륨-3은 페르미온이므로, 초유체가 되기 위해 전자 쿠퍼 쌍(Cooper pair)의 형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차이는 헬륨에 대한 극저온 환경에서의 양자적 거동을 연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극저온 헬륨의 대표적인 양자적 특성으로는 무점성 (Superfluidity), 양자화된 와류(Quantized Vortex), 초전도 처럼 거동하는 것과 란다우 준동역학(Landau Quasiparticle Dynamics) 등을 들 수 있다.
헬륨-4는 2.17K 이하에서 점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이때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마찰 없이 이동할 수 있으며, 이 초유체 상태에서는 와류가 특정한 양자화된 값으로 형성되며, 이는 일반적인 유체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현상으로 헬륨의 양자적 특성에 해단된다. 또 헬륨-3의 초유체 상태는 전자의 쿠퍼 쌍 형성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통해 형성되며, 이것은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그리고 초유체 내에서는 일반적인 점성 유체와 다른 란다우 준동역학 (Landau Quasiparticle Dynamics)에서 표현되는 준입자(Quasiparticle) 거동이 나타난다.
초유체 헬륨의 양자적 현상
헬륨이 초유체로 전이될 때, 일반적인 액체 상태와는 전혀 다른 양자적 현상이 나타난다. 무점성 흐름과 초류 현상이 대표적이다. 초유체 헬륨(He II)에서는 점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무점성 흐름이 발생하는데, 이는 유체가 마찰 없이 이동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초유체 헬륨을 그릇에 넣어두게 되면, 중력을 거슬러 벽을 타고 올라가 넘쳐흐르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는 양자역학적으로 헬륨 유체가 하나의 파동함수로 행동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양자화된 와류현상이다. 일반적인 유체에서는 와류가 자유롭게 형성될 수 있지만, 초유체에서는 특정한 양자 조건을 만족하는 와류만 생성된다. 이는 초유체가 단순한 액체 상태가 아니라, 양자역학적 규칙을 따르는 특수한 양자화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양자화된 와류는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구속된 자기장 선과 유사한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의 천재 물리학자 란다우는 초유체 내에서 유동이 특정한 임계 속도인 란다우 임계 속도 (Landau Critical Velocity)를 초과하게 되면 정상 유체로 변환되며, 이때 준입자(Quasiparticle)가 생성된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는 초유체가 언제까지 초유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페르미온인 헬륨-3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대신 전자의 초전도 현상과 유사한 전자 페어링(Cooper pair)을 통해 초유체 상태로 변환된다. 헬륨-3의 초유체 상태는 매우 낮은 온도(약 0.0025K)에서만 형성되며, 이는 헬륨-4와는 또 다른 메커니즘을 따른다.
극저온 헬륨 연구의 응용
극저온에서 헬륨의 양자적 거동을 연구하는 것은 자연과학인 물리학만 아니라 다양한 첨단 공학 기술에서도 응용될 수 있다. 예를 든다면 초유체 헬륨은 절대온도 근처에서 양자컴퓨팅에 매우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양자 컴퓨팅 큐비트 실험에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양자화된 와류를 이용하여 고감도의 정밀 센서를 개발할 수 있으며, 이것은 중력파 검출기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초유체 헬륨은 우주 환경에서 극저온 실험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로 사용된다. 페르미온인 헬륨-3의 초유체 상태 연구는 고온 초전도체 연구와 연결되며, 새로운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절대온도 0도 근처의 극저온에서 수소 다음으로 질량이 가장 작은 원소인 헬륨은 초유체 전이, 양자화된 와류, 란다우 준동역학 등 다양한 양자적 거동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헬륨-4는 보존으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통해 초유체로 전이된다는 것과 헬륨-3은 페르미온이며 페르미 유체로서 헬륨-4와는 또 다른 초유체 메커니즘을 따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물리학의 양자분야뿐만 아니라, 양자역학을 응용한 양자 컴퓨팅, 초정밀 센서, 우주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가능성에 기반하여 극저온에서 헬륨을 연구하는 것이 양자 기술 발전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