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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중력 이론과 프랑크 길이, 시간, 질량

by psi07 2025. 3. 17.

양자 중력이론이 필요한 블랙홀

 

양자중력 이론(Quantum Gravity Theory)은 양자역학과 일반 상대성이론을 통합하려는 물리학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은 중력을 힘이 아닌 시공간의 곡률로 이해하고 설명하며, 보이는 중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구나 태양과 같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질량에 대한 중력을 얘기하곤 한다. 그리고 양자역학은 확률적 존재론과 입자의 파동성에 따른 불확정성을 다루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원자 및 핵자와 같은 매우 작은 스케일에서 논해지는 학문이다. 두 이론을 통합하려면 극단적으로 작은 스케일과 극단적으로 큰 스케일의 조건에서 물리 법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혀야 하는데 가히 쉽지 않은 작업이다. 양작역학에서 사용되는 프랑크 단위인 프랑크 길이, 프랑크 시간, 프랑크 질량은 바로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단위들이다. 이번 글에서는 양자중력 이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프랑크 단위가 양자중력 연구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양자중력 이론이란?

양자중력 이론은 중력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중력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하지만, 일반 상대성이론은 미시적 관점에서의 양자적 효과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의 중심부에는 밀도가 무한대가 되는 블랙홀의 특이점(Singularity)이 존재한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무한대라는 개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블랙홀 중심부의 특이점을 설명할 수 없으며, 따라서 블랙홀의 특이점을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이 필요한 것이다. 표준우주모형에서는 현재의 우리 우주 모델이 빅뱅(138억 년 전)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빅뱅 이전의 상태는 현재의 물리학으로 설명할 길이 없으며, 이 부분이 바로 양자중력 이론이 필요한 이유이다. 자연계의 4가지 힘 중 전자기력, 강력, 약력은 모두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오직 중력만큼은 양자역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력도 양자화되어야 한다는 가설이 제기되었으며, 이를 연구하는 것이 양자중력 이론인 것이다. 현재 양자중력 이론의 후보로는 초끈이론(String Theory), 루프 양자중력 이론(Loop Quantum Gravity),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 이론 등이 있다.

 

양자중력과 프랑크 길이 : 시공간의 최소 단위

프랑크 길이(Planck Length)는 약 1.616x10^-35[m], 물리학에서 의미를 가지는 가장 작은 길이 단위이다. 프랑크 길이가 가지는 중요한 물리적인 의미는 양자 중력 효과가 시작되는 최소 거리라는 것이다. 프랑크 길이보다 작은 거리에서 발생되는 물리현상은 현재의 물리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론적으로는 이 길이 이하에서는 시공간이 더 이상 연속적이지 않고, 불확정성이 강해져 시공간이 양자 거품(Quantum Foam)’처럼 왜곡된다고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의 특이점은 무한히 작다. 하지만 양자중력 이론에서는 프랑크 길이가 물리적으로 측정 가능한 최소 거리이기 때문에, 기존에 무한히 작아야만 했던 특이점이 프랑크 길이 이상으로 확장되어 제한될 수 있다. 그리고 초끈이론에서는 기본 입자들이 점 입자가 아니라, 프랑크 길이 수준의 (String)’으로 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점의 수학적으로 크기가 없지만 위치를 정의할 수 있는 가상적인 개체 정도로 정의할 수 있는데, 초끈이론에서처럼 기본 입자들을 점 입자가 아니라 끈입자로 가정하게 되면 작지만 크기를 정의할 수 있게 되면서 무한대의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이것으로 블랙홀, 우주의 기원, 입자 물리학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고, 프랑크 길이는 양자중력 이론에서 시공간이 더 이상 연속적인 개념이 아니라, 최소 단위로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할 수 있게 되었다.

 

양자중력과 프랑크 시간 : 시간의 최소 단위

프랑크 시간(Planck Time)은 빛이 프랑크 길이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정의된다. 프랑크 시간의 크기는 약 5.39×10^-44[s]이며, 양자중력 이론에서는 프랑크 시간 이하에서는 시간이 연속적인 흐림이 아닐 수 있고 시간 개념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고 시간에 대한 불연속성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우주는 빅뱅 직후 급팽창 이론에 따라 프랑크 시간동안 급격히 팽창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프랑크 시대(Planck Era) 라고 부르며, 이 시기의 물리 법칙을 이해하려면 양자중력 이론이 필요하다. 또 루프 양자중력 이론에서는 시공간이 불연속적인 작은 단위(Loop)’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루프 양자중력 이론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프랑크 시간이라는 특정 단위시간만큼 점프하는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크 시간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거시세계의 연속적인 시간개념과는 달리 양자 수준에서는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양자중력과 프랑크 질량 : 미니 블랙홀과 중력자

프랑크 질량(Planck Mass)은 약 2.18×10^-8[kg]이며, 중력이 양자적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는 질량 단위로 정의된다. 일부 이론에서는 프랑크 질량 수준의 미니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블랙홀이 실험적으로 발견된다면, 양자중력 이론을 검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양자역학에서 중력을 매개하는 입자를 중력자(Graviton)’로 정의하고 있는데, 터무니 없지만 만약 중력자의 질량이 프랑크 질량 수준이라면, 이는 중력의 양자적 성질을 연구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블랙홀은 호킹 박사가 제안한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를 통해 에너지를 방출하며 점점 작아지다가 최종적으로 프랑크 질량 수준에서 증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분석하게 되면 양자중력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고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 프랑크 질량은 중력이 양자적 성질을 띠는 경계를 의미하기 때문에 양자중력 이론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리해 보면, 양자중력 이론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프랑크 단위는 매우 필수적인 개념이다. 프랑크 길이, 프랑크 시간, 프랑크 질량은 현재까지도 실험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이 개념들을 활용하면 블랙홀의 본질, 빅뱅 이전의 우주, 중력의 양자적 성질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물리학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험적으로 프랑크 단위 수준에서 물리 법칙을 검증할 수 있는 날이 올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보는데, 이렇게 된다면 이것은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도약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