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리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개념 중 하나는 바로 파동함수의 붕괴(Wave Function Collapse)이다. 20세기 초반에 구축된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입자의 상태는 관측자가 입자를 측정하기 전까지는 여러 상태가 중첩된 상태로 입자가 존재하지만,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중첩되었던 상태 중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는 해석이다. 이 해석은 일반적으로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되었으며, 물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오랜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 이번 글에서는 파동함수의 붕괴에 대한 개념을 분석하고, 이 파동함수 붕괴에 대해 설명하는 실험적 증거와 논란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파동함수의 붕괴란 무엇인가?
파동함수의 붕괴라는 개념은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개념이다. 입자의 파동함수가 붕괴한다는 것은 여러 개의 파동으로 중첩되어 있던 입자의 상태가 관측자의 측정을 통해 특정한 하나의 값으로 결정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양자역학에서 입자의 상태는 보통 파동함수(Ψ, wave function)로 표현하며, 이는 여러 가능한 파동 상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입자라는 것이 어떤 특정한 한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상태가 서로 중첩(superposition)되어 있다고 표현한다. 대표적인 예로 슈뢰딩거방정식에서 늘 예제로 다뤄지는 전자의 파동함수를 살펴보면 보어 모델에서 1궤도에 존재한다고 하는 전자의 경우 확률적으로는 1궤도와 2궤도 등에 있을 가능성이 모두 존재할 수 있다. 실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게 되면 각 궤도에 전자가 존재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중첩되어 있던 전자의 파동함수는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입자의 중첩 상태는 사라지고 단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는 것이다. 즉, 전자를 측정하게 되면 측정한 전자는 특정한 위치에서 발견되며, 측정 이전에 가졌던 여러 가능성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양자역학에서는 파동함수의 붕괴(Wave Function Collapse)라고 부르며,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코펜하겐 해석이다. 양자역학의 파동함수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통해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만, 특정한 상태로 붕괴하는 순간은 확률적으로 결정된다. 예를 든다면, 측정한 위치에서 파동함수의 절댓값인 확률 진폭이 클수록, 입자가 그 위치에서 측정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이러한 개념은 양자역학에 대한 수학적 구조를 설명하는 데는 매우 유용하지만, 파동함수의 붕괴라는 것이 실제로는 어떤 물리적 과정인지에 관해 설명하는 데에는 불완전하다.
파동함수 붕괴를 설명하는 실험적 증거
코펜하겐 해석에서 주장하는 파동함수 붕괴 개념을 검증하기 위해서 영의 이중 슬리 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 및 벨의 실험과 양자얽힘 등 여러 가지 많은 실험이 수행되었다. 대표적으로 영의 이중 슬릿 실험을 살펴보면, 작지만 질량을 가진 전자를 한 개씩 이중 슬릿에 통과시키게 되면, 두 개의 슬릿을 통과한 각각의 전자들에 의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크린 벽에는 전자에 의한 간섭무늬가 형성되는데 이는 입자인 전자가 파동과 동일한 행동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자가 어느 슬릿을 통과했는지 측정하게 되면, 스크린 벽에 발생하였던 간섭무늬는 사라지고 전자는 입자처럼 행동하게 된다. 이는 전자를 관측하고자 한 측정 행위가 전자의 입자 상태를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 실험으로 전자의 파동함수 붕괴라는 개념을 뒷받침하게 된다. 슈뢰딩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실험을 통해 고양이가 살아 있음과 죽어 있음이 중첩된 상태에 있다는 실험을 제시하였다.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상자 안에 들어있는 고양이에 대해 관찰자가 고양이가 있는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고양이는 두 상태가 중첩되어 있는 상태에 있다. 하지만 관찰자가 관찰하는 고양이는 살아있거나 또는 죽어 있는 하나의 상태로 결정되며, 이는 파동함수 붕괴의 개념을 극단적으로 설명한 예라 하겠다. 양자 얽힘은 양자역학적으로 얽힌 두 입자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입자의 상태를 측정하게 되면 즉시 나머지 다른 입자의 상태가 결정된다고 하는 개념이다. 이 실험 역시 코펜하겐 해석의 확률적 해석에 대한 실험의 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앞에서 언급한 이러한 실험들은 코펜하겐 해석이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데 얼마나 유용하며 유효한 모델인지를 잘 뒷받침해 준다. 그러나, 파동함수 붕괴가 실제로 물리적으로 어떤 과정인지는 여전히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파동함수 붕괴에 대한 논란과 대안적 해석
파동함수 붕괴는 양자역학의 핵심적인 개념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많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한다고 하지만, 파동함수의 붕괴가 실제 물리적 과정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할 수가 없다. 즉, 파동함수의 붕괴가 실제로 어떠한 물리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수학적인 도구인지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존재한다. ‘측정’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게 되면, 일정한 양을 기준으로 하여 같은 종류의 다른 양의 크기를 잰다는 의미로 정의된다. 그러나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측정이라는 행위가 파동함수를 붕괴시키게 되지만, 정작 '측정'이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 이 문제는 좀 더 나아가 "측정하는 관찰자가 현실을 결정하는가?"라는 매우 깊이 있는 철학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와 같은 파동함수의 붕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양자역학의 해석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다중 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이 있다. 물리적으로 측정하게 되면 모든 가능한 결과가 각기 다른 우주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파동함수는 붕괴하지 않고, 모든 상태가 유지되지만 관찰자가 특정한 세계에서만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파일럿 웨이브 이론(Pilot Wave Theory)’이 있다. 입자는 실제로 특정한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파동함수는 단순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며, 붕괴의 개념 없이도 양자역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객관적 붕괴 이론(Objective Collapse Theories)’이 있다. 파동함수는 특정 조건에서 자동으로 붕괴하며, 측정과는 무관하다고 하는 이론이다. 이는 중력과 같은 물리적 요인이 파동함수의 붕괴를 유도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코펜하겐 해석에 대한 대안적 양자역학의 해석들은 코펜하겐 해석의 가장 큰 문제인 파동함수 붕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아직 실험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리하면, 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의 붕괴는 코펜하겐 해석의 핵심 개념으로, 입자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여러 파동함수로 중첩되어 있던 입자의 상태가 결정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실험으로 영의 이중 슬릿 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 양자 얽힘 등이 이 코펜하게 해석의 개념을 뒷받침하는 실험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파동함수의 붕괴가 실제 물리적 과정인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중 세계 해석, 파일럿 웨이브 이론, 객관적 붕괴 이론 등 다양한 대안적 양자역학의 해석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실험적인 검증이 없는 상태이다. 머지않은 시간에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양자역학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명확해질 것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