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휠러-드윗 방정식(Wheeler-DeWitt equation)은 정준 양자 중력을 나타내는 함수형 미분방정식으로, 방정식에서 시간의 개념이 사라지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방정식은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합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블랙홀에 관한 천체 물리학과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휠러-드윗 방정식의 의미와 특징, 그리고 물리학계에서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식이 짧아 소상히 논할 수는 없지만 우주계 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내용에 대해 이미 많은 이들이 논하고 있음을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알고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려본다.
휠러-드윗 방정식이란?
휠러-드윗 방정식은 1967년 존 아치볼드 휠러(John Archibald Wheeler)와 브라이스 드윗(Bryce DeWitt)이 제안한 하밀토니안 에너지 연산자와 우주 파동함수에 대한 미분방정식으로, 양자 중력 이론의 기초가 되는 수식이다. 이 방정식의 독특한 점은 하밀토니안 연산자가 간단하게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으로 주어진 에너지 연산자이므로 방정식 내에 ‘시간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뉴턴의 고전역학에서는 절대시간이라는 개념으로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는 시공간이라는 시간과 공간이 연결되어있다는 개념으로 적용되며, 두 이론 모두에서 시간이란 개념은 반드시 필요하였다. 하지만 휠러-드윗 방정식은 시간의 개념이 필요 없는 우주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식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이 방정식의 기본적인 형태는 우주의 파동함수에 하밀토니안 연산자를 작용시켰을 때 ‘0(zero)’이 되는 방정식이다.(𝐻Ψ=0, 𝐻 : 총 해밀토니안 연산자, Ψ : 우주의 파동함수) 이 방정식이 의미하는 바는, 𝐻가 단순히 에너지연산자이고 시간에 대한 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방정식에 대한 시간 의존성이 없으며, 따라서 우주의 상태를 기술하는 파동함수 Ψ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물리적인 사고 안에서 시간이 독립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고, 아주 단순하게는 에너지 연산자인 하밀토니안의 위치와 운동량 변수에 대해서 위치가 결정되면 운동량이 정해진다는 관계에 따라 운동량 연산자와 포텐셜 연산자가 공간에 대한 미분으로 주어지므로 공간의 변화를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아주 단순한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휠러-드윗 방정식과 시간의 부재
휠러-드윗 방정식이 가장 논란이 되는 이유는 바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시간을 ‘그냥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양자 중력 이론에서는 시간이 그냥 단순한 착각일 가능성이 있다고 논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개념은 ‘페이지와 워트’(Page and Wootters)의 해석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설명되었다. 페이지와 워트는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경험하는 이유가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은 우주 전체의 파동함수 안에서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건에서만 나타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물리학뿐만 아니라 철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철학적으로는 과거와 미래의 구분이 절대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며, 순간이라는 개념도 존재하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순간이 아니라 영원이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물리학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통해 블랙홀 내부의 정보 문제, 우주의 초기 상태 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휠러-드윗 방정식의 응용과 연구 동향
휠러-드윗 방정식은 이론적으로는 정말 매력적이지만, 실제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개념은 물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블랙홀을 다루는 천체 물리학에서는 블랙홀의 내부 구조를 설명하는 데 휠러-드윗 방정식이 사용된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의 블랙홀 증발 이론과 연관되며, 블랙홀 정보 역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우주의 기원과 양자우주론의 입장에서는 빅뱅 이전의 우주 상태를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양자 우주론에서는 초기 우주가 하나의 파동함수로 표현될 수 있다고 가정하며, 이때 휠러-드윗 방정식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양자컴퓨터와 정보이론 분야는 현대 실생활에 직접 적용된다. 특히 양자정보이론에서는 시간 개념을 배제한 계산 모델의 연구에 기여하며, 양자 얽힘과 시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대칭(Supersymmetry)이론과 끈이론(String Theory)을 이용하여 휠러-드윗 방정식을 더욱 정교하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양자 중력 이론의 실험적 검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시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리해 보면, 휠러-드윗 방정식은 양자 중력이론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시간이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매우 혁신적인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휠러-드윗 방정식은 블랙홀을 연구하는 블랙홀 물리학과 양자우주론 그리고 양자정보이론에서 폭넓게 연구되고 있으며, 향후 물리학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과학적인 논의와 영원이라는 개념과 같은 철학적인 관점에 대한 논의는 우주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휠러-드윗 방정식은 그런 철학과 과학적인 논의의 중심에 늘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