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는 네 가지 근본적인 힘(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힘들은 각 힘의 전달자로 칭할 수 있는 특정한 매개 입자를 통해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중력과 전자기력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익숙한 힘이다. 전자기력은 우리가 흔히 빛이라고 부르는 광자(photon)라는 입자를 힘의 전달 매개 입자로 하여 전자기력을 전달한다. 중력의 경우에는 예견만 하고 있는 중력자(graviton)라고 하는 힘의 전달 입자를 통해 중력이 전달된다고 가정하고 있다. (입자 물리와 달리 일반 상대론에서는 중력을 공간의 왜곡으로 생각한다.) 중력자가 아직 실험적으로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는 중력의 전달 매개자로 제안된 입자이다. 반면, 광자는 전자기력을 매개하는 입자로 확립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힘의 전달자가 무엇인지, 중력자와 광자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힘의 전달자란 무엇인가?
고전 역학에서 힘은 물체 사이에서 직접 작용하는 상호작용으로 설명된다. 예를 들어,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에 따르면,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는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면서 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현대 물리학에서는 힘이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힘의 전달자라는 특정한 힘의 매개 입자가 교환되면서 힘이 전달된다고 설명한다. 이 개념은 양자장 이론(Quantum Field Theory, QFT)에서 비롯되었으며, 중력과 전자기력 외 강력과 약력의 힘의 전달자로 글루온과 W, Z 보존을 정의하고 있다. 각각의 힘에 대한 매개 입자와 작용 범위 및 특징을 살펴보면, 전자기력의 매개 입자는 광자이다. 힘의 작용범위는 무한대이며, 이는 포텐셜이 거리에 반비례하는 힘의 특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포텐셜은 거리가 무한대가 되어야 사라지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거리까지 포텐셜이 작용하며, 포텐셜을 미분하여 얻어지는 전자기력은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이므로 이론적으로 무한대까지 미치는 힘이 된다. 전하를 띤 입자에만 작용하며, 전자기파이기 때문에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 핵강력의 매개 입자는 글루온(Gluon)이다. 핵강력의 작용 범위는 원자핵 크기의 범위인 페르미 단위에서 작용하며, 쿼크를 결합하고 원자핵을 형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핵약력의 매개 입자는 W, Z 보존이다. 매우 짧은 범위에서 작용하며, 방사성 붕괴 및 핵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중력의 매개입자는 중력자(Graviton)이다. 물론 실험적으로 발견되지 않았고 이론적으로 가정하는 입자이다. 중력 역시 전자기력과 마찬가지로 포텐셜에너지가 거리에 반비례하므로 중력이 거리 제곱에 비례하는 힘을 가지게 되면 작용 범위가 무한대이다. 그리고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에 작용한다. 일반 상대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작용 속도가 빛의속도와 같음을 보였다. 지금부터는 중력과 전자기력을 담당하는 중력자와 광자의 역할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중력자(Graviton) : 가설적인 중력의 전달자
중력자는 중력을 전달하는 현재로서는 이론적인 입자이다. 현재까지 실험적으로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력이 다른 힘들처럼 입자로 매개될 것이라는 이론적 가정에 기반하여 중력자의 존재가 제안되었다. 중력자의 특징을 살펴보면, 빛과 마찬가지로 질량이 없으며, 우주의 한계속도인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중력자의 스핀은 다른 매개 입자들과는 달리 스핀이 2인 입자로 예상된다. 중력은 전자기력처럼 무한대의 작용 범위를 가지며, 우주의 모든 질량을 가진 물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중력은 전자기력과 비교할 때 약 10^-36(단위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음)배 정도 작다. 따라서 중력자의 효과를 실험적으로 관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중력자가 발견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합하는 양자 중력 이론이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력자의 존재를 설명하는 이론이 부족한 것도 중력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중력자는 매우 작은 에너지를 가지므로, 현재의 기술로는 중력자를 직접 감지하여 검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중력자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력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중력자의 발견은 또한 표준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중력을 통합하는 '양자 중력' 연구에 큰 돌파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력과 다른 힘을 통합하는 ‘통일장이론’의 발전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광자(Photon) : 전자기력의 전달자
광자는 전자기력을 전달하는 매개 입자이며, 실험적으로는 이미 확립된 입자이다. 우리가 보는 빛, 전파 및 X선 등은 모두 광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하를 띤 입자들이 서로 힘을 주고받을 때 광자를 교환하면서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광자의 특징을 살펴보면, 광자는 질량이 없으며, 진공에서 항상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 여기서 ‘항상’이라는 표현이 매우 중요한데, 물리의 법칙처럼 변하지 않는 일정한 속도를 의미하며 상대론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양자역학적으로 광자는 스핀이 1인 보존이다. 중력과 마찬가지로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 전자력은 무한대의 범위에서 작용한다. 광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당연히 자기장을 형성하지 않는다. 광자는 전하 간의 힘의 전달자 역할을 한다. 두 개의 전자가 서로 반발하는 것은 광자가 서로 교환되면서 힘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광자는 전자기파의 입자적 성질을 가지며, 전자기 스펙트럼에서 감마선부터 전파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자연계에서의 응용으로 태양광, 레이저, 전파 통신 등 다양한 기술에서 실생활에 사용되도 있다. 중력자와 광자는 모두 질량이 없으며, 무한한 작용 범위를 가지지만, 스핀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광자는 이미 실험적으로 발견되었지만, 중력자는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힘의 전달자는 물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상호작용이 입자의 교환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중력과 전자기력은 각각 중력자와 광자라는 매개 입자를 통해 전달된다고 가정되며, 광자는 실험적으로 확립된 반면, 중력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실험적 사실에 기반한다. 앞으로 중력자를 검출하려는 실험이 계속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양자 중력 이론이 정립되고, 중력과 전자기력을 포함한 모든 힘을 통합하는 이론이 탄생할 수도 있다. 물리학의 발전과 함께 힘의 전달자에 대한 연구는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근본이 될 것이다.